본문 바로가기

읽고

여행의 이유

사실 김영하 작가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알쓸신잡'프로에서 그가 보여준 박학다식한 모습과 부드러운 말투에 매료되어 팬이 되었다.  그러다 여행 관련한 산문집을 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주문해서 단숨에 읽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저자가 장편소설을 집필할때 자신의 소설 속 주인공을 따라 여기 저기 다니다 보면 현실에서의 자신이 어느 공간에 있는지도 헷갈릴 정도라는 글을 보았을때 그가 갑자기 부러워졌다. 그만큼 무언가에 푹 빠져 다른 그 어떤 것에도 신경쓰지 않고 집중할 수 있다는 것. 그 몰입의 순간을 나도 느껴보고 싶다.


작가는 대체로 다른 직업보다는 여행을 자주 다니는 편이지만 우리들의 정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신이 창조한 세계로 다녀오는 여행이다.

'추방과 멀미' 중


사실 나도 어쩌면 그래서 여행을 더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여행지에 있다보면 현실 속 나의 문제들보다 그 날 그 날 주어진 여행 일정이나 여행지에서의 순간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작가의 다른 챕터에도 정확히 나와 있었다. 정말 내 생각을 그대로 적어둔 것 같아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여행은
우리를 오직 현재에만 머물게 하고
일상의 근심과 후회,
미련으로부터 해방시킨다.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여행' 
 
 
김영하 작가는 호텔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호텔은,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집이 아니다. 어떻게 다른가? 집은 의무의 공간이다. 언제나 해야 할 들이 눈에 띈다. 설거지, 빨래, 청소 같은 즉각 처리 가능한 일도 있고, 큰맘 먹고 언젠가 해치워야 할 해묵은 숙제도 있다

'상처를 몽땅 흡수한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중


의무의 공간이 아니라 호텔이 좋다니.... 가정주부인 내가 격공할만하다ㅋㅋㅋ 정말 공감이 되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취사가 가능한 펜션보다 호텔이 좋다ㅋㅋ 하룻밤 자고 나서 외출하고 돌아오면 말끔히 청소되어 있는 방이 넘 좋다^^

내가 즐겨보던 '알쓸신잡'을 처음 찍게 되었을때의 반응, 감정 등을 묘사한 부분도 너무 재미있었다. 난 티비 앞에서 편하게 박사님들의 설명과 여행의 순간들을 즐겼는데 실제 여러 사람들의 엄청난 고민과 노력으로 만들어진걸 생각해보니 또 감사했다.


내 발로 다녀온 여행은 생생하고 강렬하지만 미처 정리되지 않은 인상으로 남곤 한다.

일상에서 우리가 느끼는 모호한 감정이 소설 속 심리 묘사를 통해 명확해지듯, 우리의 여행 경험도 타자의 시각과 언어를 통해 좀더 명료해진다.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여행' 중
 


그래서 알쓸신잡에서 소개해준 여행지를 따라 가보며 그 곳에서 출연진들이 해 준 설명과 경험에 나의 직접적인 여행이 더해졌을때 뭔가 더 완성된 느낌이 있었나보다.

이 책을 읽다보면 급 여행이 또 가고싶어진다.

다시 여행을 가기 위해서
현실에서 더 열심히 매일 매일 잘 살아야겠다♡


#여행의이유 #김영하 #여행산문 #여행


 












 







 





 




 

 

'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트렌드코리아 2022:나노사회  (0) 2022.01.03
엄마의 경제 독립 프로젝트 by 이지영  (4) 2019.07.24